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虎雀圖 아크릴+혼합재료 90.9x72.7cm 2020

정광화 작가의 15번째 개인전 入古出新(입고출신)은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에 위치한 갤러리 아트숲에서 오픈하였다.

갤러리 아트숲은 이번에 119번째를 맞이하는 기획전으로 무수히 많은 미술가들이 거쳐간 공간이기도 하다.

 

정광화 작가는  다양한 시도와 끊임없는 연구로 40년을 부산에서 활동하며 부산의 지역작가로 자리매김하였으며, 부산예술고등학교 미술부장을 역임하면서 많은 제자들을 배출하신 분이기도 하다.

9월 19일에 부터 시작한 전시의 오픈식에는 그 동안의 역사를 증명이라도 하듯 많은 인파로 붐비었고, 글 쓴이 또한 제자로서 뜻깊은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다.

 

入古出新(입고출신)

이번 전시 주제인 입고출신은 옛 전통이나 예술사조를 통하여 현대적인 새로운 조형미를 창조한다는 의미이다.

전시 오프닝에서 선생님은 요즘 대세인 '케데헌'을 예로 들면서 진정한 글로벌리즘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아니었나! 라고 하시며 '입고출신'에 대해 설명하셨다.

 

선생님의 작품을 보면 홀로 치열했을 세월이 엿보인다. 

켜켜히 쌓아올린 물감들은 그것이 자기 소명을 다하기도 전에 자기 몸을 깍아내고, 다시 그 위에 물감을 덮어 새로운 역사를 쓰는 번거로움을 반복한다. 하지만 그 반복은 과거에서 부터 초석이 된 흔적들이 동시에 시각화되면서 우연적인 것과 필연적인 것의 혼용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은 역사속에서 우연과 함께 덧붙여진 새로운 창조물로 진화된 우리의 모습과도 닮아 있는 것 같다.

작품에 그림과 같이 얽혀있는 한자들은 글자이기 보다는 기호라는 느낌으로 다가와 인류 문명에 대한 상징을 부여하여 배경과 더불어 새로운 조형성을 불러 일으킨다.

 

선생님은 "작가는 항상 독창성을 추구해야 한다" 라고 하시며 "상상력을 유발시키는 살아숨쉬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하셨다.

이번 전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전통의 새로운 모습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70이 넘은 나이에도 끊임없는 노력과 시도가 고스란히 담려져 있었다.

 

재미있게도 작품에는 정광화 선생님이 제자들에게 하시는 잔소리도 담겨있었다.

연꽃과 원앙이 그려져 있는 작품에서 연꽃은 흙탕물 속에서 사는 꽃이며, 원앙은 평생 서로 짝을 이루며 사는 새이다. 어렵고 험한 세상에서도 짝을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며.....

....... 나에게 귀가 따갑도록 말씀하시던 기억이 났다.

백구쌍비라 하여 흰 기러기도 쌍을 이루어 나란히 날아가는 모습에서 부부의 삶은 높고 낮음 없이 동등하게 살아가야 함을 항상 강조하신다!

鴛鴦-Ⅱ 아크릴+혼합재료 72.7x60.6cm 2023

 

白鷗雙飛 아크릴+혼합재료 116.8x91cm 2025

 

이번 전시의 작품 도록집에는 하삼두님의 글이 실려있는데, 그 분의 글귀가 나의 마음을 매료시킨다.

 

"맹목적 참신함을 탐닉하는 작품론적 폭력에 맞서려는 그의 태도를 겸허히 응원하며, 그의 작품이 되살려 줄 자유가 어떤 것인지, 무엇보다 그가 나누려고 애쓰고 있는 사랑이라는 몸짓이 어떤 것인지를 따뜻하게 바라볼 일이다". 

작가로서 마음에 새기고 살아야 할 말인 것 같다. 

 

전시는 9월 19일 부터 10월 11일 까지이다.

갤러리 아트숲 :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 187. 3층

문의: 051. 731. 0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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