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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 부산 불꽃축제가 열리는 날 미광화랑에서도 새로운 전시를 오픈하였다.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미광화랑은 1999년에 개관한 부산을 대표하는 갤러리로 한국의 근현대미술을 소개하고 끊임없이 부산의 작가들을 발굴하면서 우리나라 미술시장 발전에 일조하는 전통있는 갤러리라 할 수 있다. 

오픈식에는 파티시에를 초청하여 와인과 함께 다양한 디져트를 즐기며 소박한 파티를 열었다. 하필 이 날은 부산 불꽃축제가 열리는 날이라, 광안리 바닷가로 가는 인파가 몰려들면서 지나가던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전시관람을 하는 모습도 자아낸다.

 

이선경 개인전 - 신과 함께

이선경 작가는 미광화랑의 전속 작가로서 자신의 독특한 세계관으로 꾸준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2022년 뮤지엄산  옴니버스전에 참여하였고, 올해 이한열미술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추모전시에도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작가라 할 수 있다. 올해로 17번째 개인전을 맞이한 이선경 작가는 "신과 함께"라는 전시 타이틀로 신선한 울림을 주고 있다. 

나비가 되어_ conte on paper_76x56_2023


사랑하는 이들을 먼저 떠나보낸 후 우리의 마음은 길고 긴 암흑.

태양이 사라진 검은 그림자 속에 잠긴다.

달빛이 마음에 끼어들 듯이 우리의 애도는 깊고, 길고, 또 어둡다. 

하지만 곧 알게 된다.

내 빰을 스치고 지나가는 나비의 날개 위에,

달빛을 가리는 잿빛 그림자 속에, 

늦은 가을날 내 발 및에서 '바사삭' 소리를 내며 부서지는 마른 나뭇잎의 조각들에,

머리 위에 쏟아지는 햇살 속에,

가을비의 서늘한 입김 안에,

등 뒤에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온기 속에 떠나간 이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사랑하는 아버지.

당신이 늘 우리 곁에 계시다는 걸 이제는 알아요.

당신과 다정하신 신이 함께 하신다는 것도.

여전히 우리는 깊은 슬픔에 가끔씩 빠지겠지만, 

그래도 다시 만나는 날까지

안녕히.

                                                                                                                                              -작가노트 중에서-


 

이선경 작가의 작품에는 항상 본인이 등장하며 자신이 주체가 되어 화면을 이끌어 나간다. 작품 속 인물은 다양한 모습을 하며 인물의 행위를 통해서 그녀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우리의 시간과 공간 속에 항상 존재하는 무언가... 그것이 신이 되었든 공기가 되었든지, 항상 존재하지만 우리가 볼 수 없는 초자연적인 것들을 자신만의 상상세계에서 본인과 체화된 모습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 세계에서는 자신을 지켜주고 있는 어떤 존재의 믿음이 전제되기에 무한한 가능성을 꿈꿀 수 있는 듯 하다.

전시기간: 2023.11.4(토) - 11.21(화)

관람시간: 오전 11시~오후 6시

일요일은 전화예약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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